20여 년 전 사건이 수면 위로 올라와 연일 뜨거운 이슈를 낳고 있습니다.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라온 글 때문인데요. 피해자는 여전히 지옥 속에 살고 있는데, 가해자들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잘 살고 있다고 합니다. 심지어 한 가해자는 자신의 딸을 '버릇없이 돈만 쓸 줄 아는' 딸로 키우겠다며 딸바보의 면모를 드러냈는데요. 20여 년 전 어떤 일이 있었는지 다시 한번 짚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사건 개요
2004년, 경상남도 밀양시에서 집단 성폭행 사건이 발생합니다. 밀양 지역의 남자 고등학생 약 44명이 울산 지역에 사는 여중생이었던 피해자 최양( 당시 중학교 3학년)을 온라인 채팅으로 유인해 1년 동안 성폭행한 사건입니다. 당시 고등학생이던 가해자들의 현재나이는 만 35세~38세입니다.
단순히 협박을 통해 약점을 빌미로 한 윤간이 아니라, 아예 처음부터 폭력을 사용한 강간이었는데요. 쇠파이프로 두들겨 패서 저항 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들어 집단 성폭행한 것을 시작으로 1년 이상 폭행, 강간, 협박이 지속되었습니다. 윤간하는 장면을 동영상이나 사진으로 찍어 인터넷에 올려 퍼뜨리겠다며 피해자를 협박하고는 했는데, 실제로 조사 중 인터넷에 유포된 것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후에도 협박, 강압에 의한 성관계정도가 아니라 지속적인 둔기 폭행과 금품 갈취까지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가해자들 중에는 남자 학생들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친구인 여자 학생들도 동조해 망을 보거나 촬영을 했다고 합니다.
언론에서는 최양 자매가 피해를 당한 것처럼 보도가 되었는데, 피해자의 여동생은 성폭행을 당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피해자 최 양에게 여동생이 있는 것을 알게 된 가해자들이 피해자의 여동생과 이종 사촌을 불러 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은 사실은 있지만, 성폭행을 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언론사에서 제대로 확인을 하지 않은 채로 추측으로만 기사를 내보내다 보니, 이것이 마치 사실인 양 널리 알려졌습니다. '여성이 폭행을 당했다'라고 하면 성폭행을 당한 것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생겨난 추측성 기사들이 많았습니다.
이 사건에 연루된 이른바 '밀양 연합'이라고 불리는 미성년자 범죄 조직의 피해자는 경찰 수사 중 최대 5명까지로 밝혀졌는데 밀양의 여자 고등학생 1명, 창원의 여자 고등학생 2명, 울산의 여학생 1명이 이들의 표적이 되어 성폭행과 강간, 금품갈취를 당했지만 친고죄로 인해 피의자 모두를 기소하지는 못했습니다.
2. 판결
경찰에서 송치한 가해자 44명에게 내려진 처분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 기소 : 10명 ( 구속 7명, 불구속 3명 )
- 소년부 송치 : 20명
- 공소권 없음 : 13명 ( 피해자의 아버지가 돈을 대가로 합의했기에 기소 불가능. 2004년 당시 성범죄는 친고죄에 해당하여 합의할 경우 사건 진행이 불가능했습니다. )
- 타청 송치 : 1명 ( 다른 사건에 연루됨 )
소년부로 송치된 20명 중 4명은 소년원, 16명은 봉사활동 및 교화 처분을 받았습니다. 기소된 10명 중 5명은 보석으로 석방, 이후 이들 10명은 모두 소년부로 송치되었습니다.
가해자들은 여러 지역의 4개 고교에서 결성된 '밀양 연합'일나느 일진 단체의 소속이라는 언론의 보도가 있었습니다. 가해자는 실제 조사를 받은 42명 외에도 75명이 더 있어서 최대 117명으로 추정됩니다.
10대의 청소년들이 벌였다고 보기에는 정말 무시무시할 정도의 큰 사건인데요, 더 무서운 건 가해자와 가해자의 부모들 역시 사과와 반성 없이 피해자 탓만을 하며 자신과 자신의 자식들을 감싸기에 급급했던 점입니다. 이런 무시무시한 사건의 가해자가 일말의 죄책감도 없이, 제대로 된 처벌도 없이 너무나 평화로운 삶을 살고 있다면, 과연 정의라는 것이 있다고 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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